충청남도 증평군에는 벨포레라는 목장이 있다. 농장과 리조트가 융합된 특이한 형태이다. 굳이 농장과 골프장, 콘도를 합쳐서 운영할 필요가 없을텐데 모기업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농업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반갑다. 다른 의심은 하지 않겠다. 의심이라고? 어떤 의심이냐면 애초에 농업에 관심이 없었는데 농장으로 등록하고, 교육농장이니 관광농원으로 등록해서 절대농지나 임야를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는 정작 나중에는 농업은 관심이 없는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ㄷ제약이 운영하는 홍천의 힐리언스 선마을이다. 애초에 관광농원으로시작하였으나 지금이 관광농원이 아니다. 농장도 아니다. 내게는 서운함으로 다가선다. 농장의 발전 사례로 좋았는데 말이다. 벨포레 목장을 들어서려면 증평시내에서 언덕을 넘어가야 하는데, 힘겹게 넘어서면 커다란 호수가 반긴다. 그리고 좌우로 골프장이 보이고 놀이공원이 보인다. 그때부터 눈을 의심한다. 왜 이런 곳에 이런 게 있을까. 도로를 따라 들어서면 카페가 있다. 차를 주차시켜 놓고 좀 걸으면 말 목장이 보인다. 그리고 펫목장도 있다. 반려견과 놀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콘도는 호수를 끼고 자리잡았으니 자고 나면 아침이 개운할 듯 하다. 일본이나 미국에나 가야 이런 농장 리조트가 있을줄 알았는데 우리에게도 있었다. 비슷한 규모로는 안성 팜랜드와 고창 상하목장이 있다. 하얀 돔이 있는 건물은 마사와 사무실이 있다. 건물이 재미있어서 몇번을 둘러 보았다. 하얀 돔은 천문대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목장에는 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들도 있었다. 조용히 무언가를 뜯어 먹는 모습에서 '양들의 침묵'이 나왔나보다. 양들이 모여 있는 운동장 가운데에 있는 아치형 다리는 양들이 운동하라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높았으면 좋았는데 말이다. 이런 다리는 산양이나 염소들이 더 좋아한다. 외나무 다리를 놓으면 아찔한데도 잘도 다닌다. 아마 이 다리는 양보다는 말들이 이용하게 만든 것 같다.
하얀 돔 옆에 얼룩말이 보인다. 매우 매우 재미있는 건물이다. 조형물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 보면 올라갈 수 있게 계단이 있다. 내가 갔을 때는 문이 닫혀져 있었다. 자세히 보면 얼룩말 옆에 소가 있다.
역시 말 목장은 포니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기마 민족이라 부르면서도 정작 우리는 말을 잘 못탄다. 그 이유는 우리 선조가 탄 말에 있다. 우리 조상들은 포니만큼 낮은 키의 말을 탔었다. 제주 조랑말이 그 증거이다. 몽골 사람들도 낮은 말을 탔었다. 경주마인 더러브렛을 연상하면 안 된다. 귀여운 포니를 타고 노는 모습이 흐뭇하다. 나도 대마보다는 포니를 더 좋아한다. 승마감도 더 좋다.
말의 눈을 보라. 치유될 것이다. 실제로 말의 눈망울을 하루 종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정화된다. 나는 가끔 소나 말의 눈을 보며 하루를 보낼 때가 있다.
호수변에는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다. 벚꽃이 필 때면 얼마나 근사할지 모르겠다. 차들이 쭉 늘어서 있는 지점에는 카페가 있다. 투썸 플레이스다. 체인점이다. 그래서 익숙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콘도와 골프장은 아직 이용해 보지 않아 소개하지 않겠다.
벨포레 목장을 이번 봄에 꼭 가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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