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호냉면은 부산시 우암동에 자리한 오래된 밀면집이다.
아니 가장 오래된 밀면집이다.
왜냐하면 밀면이라는 메뉴를 최초로 만들어 낸 식당이기 때문이다.
밀면의 원조집이다.
내호냉면은 예전 6.25 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을 온 많은 피난민들이 살던 우암동에 있다.
피난민들을 상대로 냉면을 만들다가 밀가루가 미군을 통해 보급이 되니 메밀 대신에 밀가루를 사용하여 만들게 된 것이 밀면의 시작이란다.
우암동을 가면 예전 피란촌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박물관도 있으니 가볼만 하다.
냉면은 단촐하다.
하얀 면들이 냉면 육수에 담겨져 나온다.
매우 슴슴하다. 고추장 양념장이 얹혀져 나오는데 이것이 없다면 보통 냉면과 큰 차이가 없다.
고추장 양념장을 비벼 육수를 마셔보아도 시장 냉면과 큰 차이가 없다.
면을 맛보면 무척 부드럽다. 그렇다고 잔치국수 소면처럼 물렁거리지 않다.
종합해보면 부산 시내에서 맛있다고 소문이 난 집들의 밀면과는 다른 맛이다.
한약 맛이 덜 난다. 단 맛도 덜 난다. 무엇보다 육수가 맑다.
부산의 밀면은 점점 까매지고 달아지고 한약 맛이 강해지는데 내호냉면의 밀면은 그에 비해 슴슴하다.
이게 원조의 맛인가 보다.
달콤한 밀면이 싫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 달달함이 참 좋다. 한약 맛이 나면 건강해지는 것 같고 본전을 뽑은 것 같아 더 좋다.
내호냉면의 밀면은 70년전의 맛을 그대로 보존하여 좋다.
예전에 내호 시장이라는 골목 시장에서 시작한 내호냉면.
내호시장은 지금도 골목 시장의 모습이 남아 있지만 가게들은 비워지고 좁은 골목은 을씨년스럽고 사람들의 왕래가 없다.
그나마 내호냉면 덕분에 외지인들이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내호냉면 근처에는 밀면집들이 아예 없다. 오로지 내호냉면만 밀면집 간판을 내걸고 있다.
아마 한때는 냉면집들이 성업을 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암동이 낙후되는만큼 가게들도 사라졌을테지.
우암동은 도시 재생을 하느라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파트 단지 개발 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지 답보 상태이다.
6.25전쟁과 시작한 밀면은 6.25 전쟁의 상처를 담은 피난촌의 모습처럼 겉은 변했어도 속은 아물지 않은 모습이다. 전국적 명성의 밀면은 부산에 가야만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음식과 장소는 함께 가는 모양이다.
내호냉면 본점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번영로26번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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