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나처럼 농촌이나 어촌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기억을 잊지 못해 ‘나는 원래 체질이 농촌인가 봐’라며 땅부터 사고 집을 짓고 귀농·귀촌을 지른다. 준비한 만큼 성공하는 것이 귀농·귀촌이다.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녹록지 않은 것이 귀농·귀촌이었다. 섣불리 결행했다가 후회하는 이들도 많이 만나 보았다 삶의 향기 농장처럼 오랫동안 준비하고 실천하고, 가족이 함께 의사결정하고 함께 준비하고 움직였을 때 성공한다.
에버랜드가 직장이었던 시절. 회사에서 갑자기 경상북도 고령의 어느 마을로 출장을 가란다. 자매결연을 하기로 했으니까 먼저 살펴보고 도울 것이 있으면 잘 도와주고 오란다. 얼씨구 하고 고령으로 내려가니 그곳은 한옥들이 단정하게 앉아 있는 마을이었다. 마을의 어르신하고 종손댁 사랑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비가 내렸다. 잠깐의 소나기여서 이내 그쳤지만, 사랑채의 처마 밑으로 물이 또록 떨어졌다. 사방에서 물이 샤워기마냥 떨어졌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서울 촌놈이 농촌 마을을 처음으로 가서 경험한 그 빗줄기에 감동해, 빗줄기에 꽂혀서 농촌을 찾아다녔다.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어서 그랬나. 내게는 농촌 마을이 아름다운 테마파크였다. 귀농·귀촌을 결심했다. 12년 전 이야기이다.
[출처: 중앙일보]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1) 섣불리 질렀다간 후회, 준비 또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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